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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4월 20일부터 보조배터리를 기내에 들고 탈 수 있는 개수가 1인당 두 개로 줄었다. 그전까지 흔히 쓰는 100Wh 이하 제품은 다섯 개까지 가능했으니 꽤 큰 변화다. 여기에 기내에서 보조배터리를 쓰거나 충전하는 것도 전면 금지됐고, 머리 위 선반에 넣어두는 것도 안 된다. 앞좌석 주머니에 넣거나 몸에 지녀야 한다. 지난 8월 3일에는 우리나라가 제안한 이 기준이 국제민간항공기구를 통해 국제 표준으로 채택됐다는 소식까지 나왔다. 앞으로는 어느 나라 비행기를 타든 비슷한 기준을 만나게 된다는 뜻이다.
규정이 이렇게 빡빡해진 배경에는 실제 사고가 있다. 7월에만 해도 국내 항공기 안에서 승객의 보조배터리에서 불꽃이 일어 승무원이 진화한 일이 있었고, 중국에서는 수하물칸에 불이 붙어 소동이 벌어졌다. 좁은 기내에서 리튬 배터리에 불이 붙으면 손쓸 방법이 마땅치 않으니, 아예 쓰지도 말고 눈에 보이는 곳에 두라는 쪽으로 정리된 셈이다.
막상 규정을 찾아보면 헷갈리는 지점이 몇 군데 있다. 가장 많이 나오는 질문이 용량을 합쳐서 계산하느냐는 것이다. 노트북 80Wh에 태블릿 40Wh, 보조배터리 40Wh를 들고 타면 합이 160Wh를 넘으니 하나를 포기해야 하는 것 아니냐는 얘기인데, 답은 아니다. 기준은 개당이고, 노트북이나 태블릿처럼 기기에 들어 있는 배터리는 보조배터리와 아예 다른 항목으로 센다. 두 개 제한은 따로 들고 다니는 보조배터리에만 걸린다. 실제로 4월 중순에 맥북과 아이패드, 휴대폰 두 대, 무선 이어폰 두 개에 보조배터리 두 개까지 들고 출국한 사람이 아무 문제 없었다는 후기도 있다. 보조배터리만 따로 봉지에 담아 갔다는 게 요령이라면 요령이다.
두 번째로 많이 나오는 오해는 기내에서 충전을 아예 못 하는 줄 아는 것이다. 금지된 것은 보조배터리를 쓰는 행위이고, 좌석에 달린 USB 포트나 전원 콘센트로 휴대폰을 충전하는 건 여전히 된다. 다만 기내 USB는 출력이 약한 경우가 많아서 화면을 켜고 쓰면 충전이 아니라 겨우 버티는 수준이라는 얘기가 나온다. 노트북까지 생각한다면 전원 어댑터를 따로 챙기는 편이 낫다. 참고로 무선 충전도 보조배터리를 쓰는 것이면 똑같이 금지다.
그래서 무엇을 사야 하는가로 넘어가면, 숫자 하나만 기억하면 된다. 100Wh다. 이 아래면 그냥 들고 타면 되고, 넘으면 항공사 사전 승인이 필요하며, 160Wh를 넘으면 아예 못 들고 탄다. 그런데 여기서 함정이 있다. 우리가 흔히 보는 mAh 표기로는 100Wh가 몇인지 바로 와닿지 않는다는 것이다. 대략 27,000mAh 언저리인데, 정확히는 제조사가 어떤 전압을 기준으로 계산했느냐에 따라 달라진다.
예를 들어 27,600mAh짜리 제품이라면 3.7V로 계산했을 때 102Wh가 나와서 기준을 넘어버린다. 그런데 실제 제품 표기를 확인해보면 99.36Wh다. 셀 전압을 3.6V로 잡아 계산한 값이고, 그래서 아슬아슬하게 100Wh 아래에 들어간다. 이 정도 차이로 승인이 필요하냐 아니냐가 갈리니, mAh만 보지 말고 제품에 적힌 Wh 표기를 확인하는 편이 확실하다. 공항에서 표기가 없어 실랑이가 벌어졌다는 얘기도 심심찮게 나온다.
AOHi 27,600mAh (240W)
표기 용량이 99.36Wh다. 승인 없이 들고 탈 수 있는 사실상 최대치라, 두 개 제한 안에서 하나를 크게 가져가려는 경우에 맞는다.
쿠팡에서 보기 →다만 큰 것 하나로 다 되는 건 아니다. 개수가 두 개로 묶였다는 건 뒤집어 보면 두 개까지는 챙길 수 있다는 뜻이기도 하다. 무겁고 큰 것 하나에 작고 가벼운 것 하나를 더하는 조합이 현실적이다. 큰 것은 숙소에서 몰아서 충전하고, 작은 것은 돌아다닐 때 주머니에 넣는 식이다. 20,000mAh급은 72Wh 안팎이라 기준에 한참 여유가 있으면서도 하루치로는 충분하다.
유그린 넥소드 20,000mAh (165W)
케이블이 본체에 들어 있어 따로 챙길 게 없다. 72Wh 안팎이라 기준에 여유가 있고, 노트북까지 감당하는 출력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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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전자 배터리팩 10,000mAh (25W)
두 개 중 둘째로 챙기기 좋은 크기다. 36Wh 정도라 부담이 없고 무선 충전도 되지만, 기내에서는 무선이든 유선이든 보조배터리 사용이 금지라는 점은 같다.
쿠팡에서 보기 →마지막으로 비행기를 타기 전에 해둘 것들이다. 기내에서는 충전을 못 하니 공항에 도착하기 전에 미리 채워두는 게 가장 중요하다. 요즘 나오는 고속충전 제품이 실제로 도움이 되는 지점이 여기다. 그리고 단자가 다른 금속에 닿아 합선되지 않도록 비닐봉지에 넣거나 단자를 테이프로 막아두는 것이 요구된다. 위탁 수하물에는 용량과 관계없이 넣을 수 없으니 반드시 몸에 지녀야 하고, 자리에 앉은 뒤에는 선반이 아니라 앞좌석 주머니에 두면 된다. 규정은 앞으로도 바뀔 수 있으니 출발 전에 이용하는 항공사 공지를 한 번 확인하는 편이 안전하다.